[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인천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양보다 질’로 성공을 거둔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올해 상반기 단 3천여 대의 차량을 수출해 1,600억 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린 업체가 나타나며, 인천이 명실상부한 ‘고부가가치 수출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 소재 A업체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고차 3,011대를 수출해 1억 1,300만달러(약 1,60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단 7개월 만에 중고차 수출액 1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주목할 점은 ‘수출량’이 아니라 ‘수출 단가’에서 드러난 경쟁력이다. 같은 기간 수출 대수 2위 업체가 4,490대를 수출했지만 수출액은 3,200만달러(약 455억 원)에 그친 반면, A업체는 약 1,500대 적게 팔고도 3.5배 높은 실적을 올렸다. A업체의 차량 1대당 평균 수출 단가는 3만 7,529달러(약 5,300만 원)로, 2위 업체(7,127달러)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이 같은 ‘고가 수출 전략’은 시장 판도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상위 10개 업체의 전체 수출액(2억 1,800만달러) 중 A업체가 차지한 비중은 51.8%에 달해, 사실상 시장 절반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물량 우위’보다 ‘가치 중심’의 시장 구조가 자리 잡는 추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023년에는 1만 1,750대를 수출해 물량 1위를 기록한 업체가 수출액 순위에서는 5위(2,000만달러)에 머물렀고, 2022년에도 1만 741대를 수출한 업체가 수출액 6위(1,800만달러)에 그쳤다. ‘박리다매식’ 수출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인천 내에서는 연수구가 중고차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7월까지 연수구 소재 1,642개 업체가 총 19만 6,665대를 수출해 인천 전체(26만 9,819대)의 73%를 차지했으며, 서구(2만 731대), 남동구(1만 4,978대), 미추홀구(1만 3,382대)가 뒤를 이었다.

허종식 의원은 “이번 통계는 인천 중고차 수출 시장이 단순 물량 경쟁을 넘어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인천이 글로벌 중고차 수출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물류 거점을 넘어 고부가가치 수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