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국내 유일의 국립생태원 유기·방치 야생동물 보호시설이 내년 2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보호 중인 동물 중 약 95%는 생태계 위해우려종인 라쿤으로, 시설 수용 한도를 초과할 경우 생태계 안전과 동물복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의원실이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생태원 유기·방치 야생동물 보호시설 사육 공간 현황> 자료 분석 결과, 시설은 개원 2년 만에 수용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태원 유기·방치 야생동물 보호시설은 외래 및 유기 야생동물을 보호하며 국내 생태계 건강성을 지키는 유일한 시설이다. 지난해 1월 개원 이후 월평균 약 2개체씩 동물이 반입돼, 9월 기준 총 37마리가 보호 중이다. 이 중 라쿤이 35마리로 95%를 차지하며, 안전 관리를 위해 공간당 최대 8마리만 수용 가능하다. 현재 포유류 전용 공간 6개를 모두 사용해도 최대 48마리 수용이 한계다.
반입 추세를 보면, 9월 37마리에서 10월 40마리, 11월 42마리, 12월 44마리, 2026년 1월 46마리로 증가해 내년 2월에는 49마리로 시설 한도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3년 「동물원법」 개정으로 동물원·수족관 설립 기준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됐다. 기존 소규모 동물원·체험시설 240개소가 보유한 야생동물은 262종 5,043마리에 달하며, 향후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당수 폐업과 함께 무단 방치·유기 위험이 존재한다.
현재 국립생태원은 보호공간 확대를 위한 추가 사육시설 건립을 검토 중이나, 예산 확보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김주영 의원은 “국립생태원 보호시설은 개원 당시 소형동물 위주로 설계됐으나, 실제로는 라쿤과 여우 등 중대형 포유류 반입이 급증해 포화가 앞당겨지고 있다”며 “생태계 안전과 동물복지를 위해 보호시설 포화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