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김익수 기자]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연간 5억 톤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세플라스틱과 환경오염 문제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연 분해가 되지 않는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의 폐해가 누적되면서, 이를 대체할 생분해 플라스틱 기술의 개발과 표준화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지난 16일, ‘바이오플라스틱 분야 국제 및 국내 표준 개발’을 위한 기술수요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바이오화학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려는 정부 전략의 일환으로 오는 7월 17일까지 진행된다.

전문가들이 국내 생분해 전문기업이 개발한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기술이 아닌 ‘표준’이 관건… 시장 진입 위한 기본 조건

최근 생분해 첨가제를 활용한 기술이 기존 플라스틱 제조 공정에 적용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기존의 PLA를 대체할 고강도 PBAT 소재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술적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성능 기준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표준’의 정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생분해 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해선 기술, 정책, 규제의 3박자가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백 개의 기업들과 협력해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만큼, 이제는 제도와 표준이 뒷받침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표준 선점이 곧 산업경쟁력… 민관 협력 절실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은 갖추고 있으나 국제표준 부재로 인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이 곧 표준이 되고, 표준이 시장을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국제표준 선점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민관 협력을 강화해 국제표준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R&D)과 실증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수요조사를 통해 표준화가 시급한 기술을 선별하고, 이를 국제 공동표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초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지금이 골든타임…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의 전환점 될 것

정부와 산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여 생분해 플라스틱 표준화를 추진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친환경 산업의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동시에 미세플라스틱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자 전략적 돌파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