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김익수 기자] 영월·제천 시멘트공장 피해지역 주민들이 지난 2일, 강원 영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하고, ‘폐기물 사용 시멘트의 정보공개’를 골자로 하는 ‘폐기물관리법’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주민들은 시멘트생산지역인 영월지역을 지역구로 가진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지난 7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법’ 통과를 반대하는 발언을 하는 등 시멘트공장 주변의 환경문제를 외면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주민들은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환경오염과 생활환경 악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산업부와 유상범 의원의 반대 논리는 시멘트업계를 대변하려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며, ’국민 안전‘이 ’기업의 이익 추구‘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유상범 의원에게 다음 내용의 확인을 주문했다.
주문내용은 첫째, 시멘트업체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공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유상범 의원 주장대로라면 과자 등에 표시된 정보도 공장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면 그만이라는 것인데 누가 이것을 찾아 확인하겠는가? 더구나 이미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알기 쉽게 시멘트 포대 등에 표시하는 걸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멘트공장에서 사용하는 88종에 달하는 폐기물의 반입기준, 중금속기준, 6가크롬 기준 등이 모두 시멘트공장 자율에 맡겨져 있다. 폐기물 사용기준을 공장에 맡기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데, 아파트에 사용된 시멘트에 폐기물이 몇% 정도 함유되었는지 정도는 알려주자는 것을 반대할 명분이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특히, 동물사료에도 표시되는 성분을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억지라고 성토했다.
둘째,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법‘이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며 벌칙규정을 형벌로 규정하는 것을 재검토해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이미 건설산업기본법이나 식품위생법, 상표법 등에 제품제조에 사용된 원료와 구성성분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행정처분을 받도록 벌칙을 명기하고 있는 만큼 어불성설(語不成說)이란 입장이다.
주민들은 21대 국회에서 동일한 법률안이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시켜 국민의 알 권리를 확보하고, 국민 안전과 건강권을 지키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월·제천 시멘트생산지역 주민대표들이 유상범 의원 영월사무소를 방문해 의견서를 전달하고,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법’ 통과를 촉구했다. [사진=전국시멘트생산지역주민협의회 제공]
한편, 시멘트 제조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 원산지 및 구성성분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폐기물관리법’개정안(박홍배 의원 대표발의)은 지난 7월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됐고,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계류돼 있다.
유상범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영월·제천주민을 포함한 충북 제천·단양, 강원 강릉·동해·삼척·영월 등 6개 시멘트생산지역 주민들은 지난 6월 10일 ‘전국시멘트생산지역주민협의회’(회장 박남화)를 구성했으며, 7월 10일에는 국회·시민단체·환경산업계를 규합해 시멘트공장의 무분별한 폐기물 사용으로 발생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폭로하고, 정부와 국회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동선언문과 10대 요구사항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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