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한종갑 기자] 환자를 보건의료의 ‘주체’로 명확히 규정하고 권리와 안전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기본법 제정이 추진된다. 감염병 대유행과 의료공백 등 위기 상황에서도 환자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호하자는 취지다.
국회는 6일 남인순 의원 등 15인이 공동 발의한 「환자기본법안」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표 발의자는 남인순 의원이다.
제정안은 환자 중심 보건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현행 「의료법」 등 관련 법체계에서 환자가 여전히 진료의 객체나 수혜자로 인식돼 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메르스·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유행, 보건의료인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등 위기 상황에서 환자가 안정적으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자의 권리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법안은 환자의 건강 보호와 투병·권익 증진을 목적으로 환자 중심 보건의료 환경 조성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하고, 환자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보건복지부장관이 환자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고, 연도별 시행계획을 매년 마련하도록 하는 규정이 담겼다. 또한 환자 권리 증진 정책에 활용하기 위한 환자정책 실태조사를 5년마다 실시·공표하고, 종합적인 환자정책 수립과 지원을 위한 연구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환자정책의 심의·의결 기구로 보건복지부장관 소속 환자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환자 또는 환자단체의 참여를 보장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환자안전 강화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에는 환자안전위원회 설치·운영과 전담인력 배치를 의무화했다. 설명·동의와 다른 수술 등으로 환자 사망 등 중대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장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아울러 환자안전사고의 조사·연구·공유를 위한 보고·학습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 보고에 대한 비밀보장을 통해 불이익 조치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
남인순 의원은 “환자 권리와 안전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기본법이 부재한 상황에서 환자기본법 제정은 환자 중심 보건의료로의 전환을 제도화하는 출발점”이라며 “국가와 지자체가 체계적인 환자정책을 수립·이행하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향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와 법안소위원회 논의를 거쳐 본회의 상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