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보도와 보행로가 교통약자의 이동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 속에, 신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보도에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교통수단과 시설 중심이던 이동편의 정책을 보행 연결성까지 확장하려는 제도적 보완이라는 평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의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여야 의원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현행법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통약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위해 교통수단, 여객시설, 도로 등을 계획·정비한 시·군·구 및 일정 지역에 대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도(步道)는 인증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휠체어 이용자나 유아차 이용자가 시설 간 이동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등 개별 편의시설은 늘었지만, 이들 시설을 잇는 보행 동선은 턱, 경사, 단차, 불법 적치물 등으로 단절돼 ‘마지막 10미터’가 이동권을 제한하는 구조적 문제가 지적돼 왔다. 특히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도 보도는 인증 대상에서 빠져 있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새로 지정되는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 설치되는 보도에 대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교통약자 이동편의 정책의 범위를 ‘시설 단위’에서 ‘공간과 연결 단위’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안태준 의원은 “교통약자의 이동은 개별 시설이 아니라 시설을 연결하는 보행환경에서 완성된다”며 “보도가 인증 대상에서 빠져 있는 현행 제도는 이동권 보장의 사각지대를 만들어 왔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도시계획 단계부터 보행환경의 접근성을 확보함으로써 인증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교통약자의 일상 이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도시 개발과 공공공간 조성 과정에서 보행 약자 관점의 설계 기준을 제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증 기준의 구체화와 지자체의 이행 역량 확보, 비용 부담 문제 등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법안은 대표발의한 안태준의원을 비롯해 전용기(더불어민주당),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정준호(더불어민주당), 맹성규(더불어민주당), 염태영(더불어민주당), 이연희(더불어민주당),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최혁진(무소속), 소병훈(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