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한준호 의원 /오른쪽 윤재옥 의원

[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건설업 생산성 저하와 인력 고령화, 반복되는 안전사고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모듈러 건축’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를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된다.

국회 한준호 의원과 윤재옥 의원 등 11인은 2025년 12월 31일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하고, 현장 중심 건설산업 구조를 탈피하는 제도적 전환에 나섰다.

이번 법안은 지난 20년간 국내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약 90% 증가한 반면, 건설업 생산성은 30% 이상 감소한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열악한 작업환경과 높은 사고율로 청년층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고령화·외국 인력 의존이 품질 저하와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법안이 주목한 해법은 ‘모듈러 건축’이다. 건축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법 대비 공기를 약 30% 단축할 수 있고 기상 여건의 영향을 덜 받는다. 동일한 생산공정을 반복함으로써 숙련도와 품질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고소 작업 감소로 안전사고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평가다. 도심 공사 시 소음·분진 저감 효과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중심 규제와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고, 발주 물량 부족으로 공사비가 높게 형성되면서 기술 투자와 산업 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특별법 제정은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다.

법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장관은 관계 부처 의견 수렴과 모듈러 건축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 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심의위원회를 통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정책 조율을 담당하게 된다.

공공 발주 방식도 달라진다.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효율성과 품질 관리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모듈러 건축공사에 대해 설계·시공 일괄입찰 또는 대안입찰 방식을 우선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발주 구조 개선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과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품질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인증제도도 핵심이다. 법안은 주요 구조부나 건축물 전부를 생산하는 공장을 대상으로 모듈러 생산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품질·생산 기준에 따라 등급별 인증과 사후 점검, 인증 취소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전제작률과 기술 적용 수준을 평가하는 모듈러 건축 인증제도도 함께 마련됐다.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도 명시됐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인증을 받을 경우 형사처벌과 과태료를 부과하고, 직무상 비밀 누설이나 허위 서류 제출에 대해서도 처벌 근거를 두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

이번 법안에는 한준호·윤재옥 의원을 비롯해 총 11명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발의 의원들은 “모듈러 건축은 단순한 공법 변화가 아니라 건설산업 전반의 생산성·안전·품질 구조를 바꾸는 핵심 수단”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탈현장 건설 전환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