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한종갑 기자] 국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국외발 조직적 여론 형성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용자가 정보 유통의 배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게시판 등 공론장 성격의 서비스에서 국가별 접속 비율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구을)은 12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국외 접속 여론 개입 우려”… 공론장 왜곡 문제 제기

최근 국내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특정 국가 또는 조직이 국외 접속을 활용해 조직적으로 여론 형성에 개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다수 이용자가 참여하는 게시판·댓글 공간이 특정 방향의 여론을 증폭시키는 통로로 활용될 경우,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민주주의의 공정한 의사 형성 과정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여론 조작을 넘어 국가안보 차원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현행 정보통신망법에는 이용자가 게시물의 유통 환경과 배경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명시적인 정보 제공 의무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국가별 접속 비율 공개… 이용자 ‘판단 근거’ 제공

개정안의 핵심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투명성 의무 강화다. 게시판과 같이 이용자가 정보를 게재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주소(IP)를 기준으로 산출한 국가별 접속 비율 정보를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특정 게시물이나 여론 흐름이 어떤 국가에서 얼마나 유입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정보의 신뢰성과 배경을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다. 개정안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44조의11 및 제44조의12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표현의 자유 vs. 투명성… 플랫폼 책임 강조

이번 개정안은 게시물의 내용이나 표현 자체를 규제하기보다는, 정보 유통 환경에 대한 ‘메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되, 공론장 형성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이용자 판단권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입법 취지에 대해 김미애 의원 측은 “국외발 조직적 여론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검열이나 통제가 아니라, 이용자가 스스로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건전한 운영과 국가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제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대표발의한 김미애 의원을 비롯해 김기현 · 박정훈 · 이철규 · 김정재 · 송석준 · 나경원 · 김석기 · 김위상 · 조경태 의원 등 10명이 발의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