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5G 확산과 함께 고가 요금제·단말기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이동통신 계약 과정의 구조적 차별을 막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적 판매 관행을 금지하고, 계약 내용을 장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법에 명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는 5일 이주희 의원을 대표발의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 의원을 포함해 총 10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이동통신사업자와 대리점·판매점이 이용자의 거주 지역, 나이,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단말기 구입비용과 서비스 이용요금을 명확히 구분해 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입법 제안서에 따르면, 최근 5G 기술 발전과 함께 고가의 이동통신 요금제와 단말기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지적장애인·발달장애인 등 장애인을 대상으로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요금제와 단말기를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로 인해 장애인의 재산상 피해와 권리 침해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이동통신사업자, 대리점, 판매점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단순히 신체 조건에 따른 차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수준을 넘어,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법 조문에 직접 명시함으로써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장애인과 이동통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요금제·단말기·약정 조건 등 중요한 내용을 장애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계약의 형식적 체결이 아닌, 실질적인 ‘이해에 기반한 동의’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해당 내용은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12제1항과 제32조의15제4항 신설 조항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통신 서비스가 단순한 상품을 넘어 기본적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고가·복합화된 요금 구조 속에서 정보 접근과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이 입법으로 이어진 셈이다.
정책적으로는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성 강화와 함께, 장애인의 소비자 권리와 정보 접근권을 동시에 보호하려는 사회적 규범의 확장으로 평가된다.
해당 법안은 향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와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 발전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