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MBK 본사 앞에 설치된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강제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자 부상 사태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종로구청은 현장에 설치된 천막을 강제 철거했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노동자가 부상을 입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구청 측이 철거 과정에서 사용한 커터칼에 의해 한 노동자의 손바닥 혈관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구조물에 끼인 채 호흡 곤란을 겪은 사례도 보고됐다. 현재 농성장 주변에는 당시 부상자들의 혈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정혜경 의원은 현장을 둘러본 후, “천막 구조물 사이에 노동자가 끼어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단지 커터칼에 손을 베인 정도가 아니라, 혈관이 절단되는 심각한 부상도 발생했다.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던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노동자들이 이미 정당한 절차를 통해 신고한 합법적인 집회였음에도, 종로구청과 경찰이 이를 보장하기는커녕 폭력적인 방식으로 진압했다”며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철거를 지시·집행한 종로구청과 현장을 관리한 종로경찰서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책임이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있다고도 지적했다. “결국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MBK의 무책임한 경영 방식이다. 기업은 더 이상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고용안정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장기간 이어온 천막농성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했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정당한 집회에 대한 국가권력의 폭력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추가 법적 대응과 공동행동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