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검찰청 폐지를 전제로 한 수사·기소 구조 개편이 법률 제정 단계로 접어들었다.
법무부(장관 정성호)는 검찰청을 대신할 공소 전담기관 ‘공소청’의 설치와 운영 근거를 담은 '공소청법'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26일까지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번 제정안은 2026년 10월 2일 시행 예정인 개정 '정부조직법'에 따라,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장관 소속 공소청과 행정안전부장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을 분리·신설하는 제도 개편을 구체화하는 후속 입법이다. 수사와 기소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해 상호 견제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 취지다.
정성호 법무부장관
대법원·고법·지법 대응 ‘3단계 공소청’ 체계
공소청은 기존 검찰 조직과 달리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계 체계로 구성된다.
각각 대법원, 고등법원, 지방법원 및 가정법원 관할에 대응하도록 설치되며, 지방법원 지원이 있는 지역에는 지방공소청 지청을 둘 수 있도록 했다. 관할구역 역시 각급 법원의 관할과 동일하게 맞춘다.
공소청의 장은 검찰총장이 맡되, 임기는 2년 단임으로 제한된다. 법무부장관은 검사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되,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하도록 해 정치적 개입 여지를 최소화했다.
검사의 역할, ‘수사’ 아닌 ‘공소’ 중심으로 재정립
공소청법은 검사의 직무를 명확히 공소 제기 여부 결정과 유지 중심으로 재편했다. 주요 직무에는 ▲구속영장 청구 및 집행 지휘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 ▲사법경찰과의 협의·지원 ▲법원의 법령 적용 청구 ▲재판 집행 지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 수행 등이 포함된다.
직접 수사 권한은 원칙적으로 배제하되, 범죄수익 환수나 국제형사사법공조 등 「형사소송법」에 따른 검사의 고유 권한은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수사기관과의 기능 중복을 차단하고, 기소 판단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설계로 해석된다.
‘공소청 사건심의위원회’ 도입… 기소 결정에 외부 견제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나 공정성 논란이 예상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청 사건심의위원회가 가동된다. 각 고등공소청에 설치되는 이 위원회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 공소 제기 여부, 상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한다.
위원은 법조계·학계·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 가운데 위촉되며, 회의는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구성된 위원 15명이 참여한다. 심의 결과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검사는 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해 실질적인 견제 장치로 작동하도록 했다.
무죄율·항고 인용률 반영… 검사 평가 기준 ‘정량화’
검사 인사·평가 체계도 대폭 손질된다. 근무성적 평정 기준에 항고·재항고 및 재정신청 인용률, 무죄판결률과 무죄 사유 등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규정했다. 단순한 기소 건수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공소 유지의 적정성과 법적 완성도를 중시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법무부에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직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검사에 대해 퇴직을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심사는 임명 후 7년마다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정치 활동 전면 금지… 위반 시 ‘정치 관여죄’ 신설
검사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해 재직 중 정당 가입, 선거 출마, 정치단체 활동, 정치적 의견 유포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정치 관여죄’를 신설했다. 해당 범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연장된다.
경과조치·시행 일정… 2026년 10월 본격 시행
법 시행 당시 종전 검찰청이 처리 중이던 사건은 원칙적으로 수사기관으로 이송하되, 공소시효 임박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공소청이 6개월 이내에 사건을 종결하도록 했다. 검찰청법은 공소청법 시행과 동시에 폐지된다.
법무부는 이번 제정안에 대해 “수사·기소 기관 간 상호 견제가 가능한 구조를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핵심 법안”이라며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기되는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예고는 1월 26일까지 진행되며,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공소청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는 검찰청 폐지 이후 처음으로 ‘기소 전담 기관’ 중심 구조로 전환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