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3개국을 순방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프란시나 아르멩골 하원의장과 페드로 로얀 상원의장을 잇따라 만나, 풍력·전기차 등 친환경 에너지 협력과 문화·인적 교류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아르멩골 하원의장을 만난 우 의장은 "올해 한-스페인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 의회가 직접 만나게 되어 뜻깊다"며 "오늘 회담이 양국의 상호 이해를 넓히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어 "양국 관계 발전에는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의회 간의 교류도 매우 중요하다"며 "스페인 의회 내 한국 우호 그룹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해 교류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아르멩골 의장은 "한국과 스페인은 전쟁의 아픔을 딛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룬 공통점을 지닌 나라"라며 "민주주의·법치·다자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오늘 같은 회담을 가질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 "스페인은 유럽 내 전기차·배터리 생태계의 중심에 위치한 나라로, 우리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공장 건설 투자를 추진 중인 만큼,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한 각별한 관심을 바란다"며 "현재 스페인 재생에너지 기업이 한국에서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진행 중인 만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좋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르멩골 의장은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문화 교류와 관련해 우 의장은 "스페인 문화가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듯, 스페인에서도 K-POP과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 9월 마드리드에서 열린 K-박람회, 이베로시리즈 박람회 주빈국 초청 등을 계기로 양국 간 문화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르멩골 의장은 "문화와 시청각 콘텐츠 교류는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의회 내 한국 우호 그룹과 협력해 제안된 사업들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주한스페인문화원 개설이 추진 중인 만큼, 이를 통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상호 이해가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우 의장은 스페인 상원을 방문해 로얀 상원의장을 만났다. 우 의장은 "지난 9월 로얀 상원의장의 방한으로 양국 의회 협력이 한층 확대될 기반이 마련됐다"며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국회의장 간 상호 방문이 성사된 것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에 로얀 의장은 "수교 75년 만에 처음으로 같은 해에 상원의장과 국회의장이 상호 방문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로, 양국의 새로운 협력 시너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스페인의 사회적 대화 모델은 민주주의의 정착과 경제위기 극복, 사회통합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성공 사례"라며 "한국은 현재 국회 차원의 '사회적 대화기구' 설립 논의 중으로 스페인의 CES(경제사회위원회)와 협력 채널을 구축해 경험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로얀 의장은 "양국 의회간 정기적·지속적 교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상원 차원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우 의장은 끝으로 "스페인은 EU 내 우리의 핵심 경제 파트너로, 주요 한국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해 있고, 관광 교류도 확대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 첨단 산업 분야 협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에 로얀 의장은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를 높이 평가하며, 에너지·전기차·태양광 등 전략 분야에서 양국의 무역 관계가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우 의장은 이날 스페인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간담회를 열어 동포 사회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격려했다.

이번 스페인 순방 일정에는 박상혁 의원, 조오섭 의장비서실장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