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김익수 기자] 도시 내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은 퍼스널모빌리티(PM)가 ‘규제 대상’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기술과 협업을 기반으로 도시와의 지속가능한 공존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GPS·AI 기술을 활용한 자율 규제부터 탄소 저감, 다음 세대를 중심으로 한 안전 캠페인까지—PM 업계가 자생적 혁신을 통해 교통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퍼스널모빌리티 업계는 질서·안전·환경·문화 전반에 걸쳐 도시와의 공존을 위한 다층적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지자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가상주차제, AI 주차 관리 시스템 등 기술 중심의 질서 개선 방안을 선보이는가 하면, 탄소 감축 효과를 데이터로 입증하며 환경적 가치 또한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Z세대와의 협력을 통한 안전 문화 확산 캠페인 등, 이용자 중심의 접근도 눈에 띈다.
◆ 대구 ‘가상주차제’ 성과… “85% 이상 질서 준수”
2024년 10월,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모든 PM 운영사와 함께 GPS 기반 ‘가상 지정주차제’를 시범 도입했다.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일대에서 빔모빌리티, 씽씽, 알파카 등 주요 운영사가 참여했으며, 물리적 거치대 없이 앱과 연동된 시스템만으로 반납 가능 구역을 설정했다.
운영 결과, 빔모빌리티 기준 주차 질서 준수율이 80%를 상회하며 높은 효과를 보였다. 대구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에 규제샌드박스 특례를 신청했으며, 향후 운영지역 확대를 준비 중이다.
◆ AI가 주차 상태 판단… ‘자율 개선’ 유도
빔모빌리티는 ‘AI 주차 평가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의 자율적 질서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이용자가 킥보드를 반납할 때 찍은 사진을 AI가 분석해, 쓰러짐, 보도 방해, 횡단보도 위 반납 등 부적절한 상황을 자동 감지한다. 이후 앱 내에서 실시간 경고 메시지가 전송되고, 재반납을 유도함으로써 이용자의 행동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청주에서 처음 시범 운영한 결과, 주차 준수율이 52%에서 81.56%까지 상승했다. GPS 기반의 가상주차와 AI 기술이 결합되며 더욱 정밀한 질서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 탄소 감축 5천 톤… 지속가능성 실현도
공유 전기자전거 ‘지쿠(GCOO)’를 운영하는 지바이크는 2024년 자사 운영으로 약 4,951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약 2,000만 km 자동차 운행 대체 수준으로, 178만 그루 나무가 연간 흡수하는 탄소량과 같다.
지바이크는 또한 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BS) 도입을 통해 충전 효율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운영 차량 이동을 최소화하는 등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현재 인프라는 세종, 안산, 김포 등으로 확대 중이다.
◆ Z세대와 함께 만드는 ‘안전 문화’
업계는 자율적 안전문화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빔모빌리티는 한양대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Z세대 눈높이에 맞춘 안전 캠페인을 전개했다. ‘헬멧 꾸미기’, ‘렌티큘러 안전 태그’ 등은 청년층의 참여를 이끌며 캠페인의 실효성을 높였고, 일부 콘텐츠는 ‘빔 안전주행 아카데미’의 교육 프로그램에 반영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바이크 역시 인하공업전문대학과 협력해 2인 탑승 방지를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기술을 넘어 문화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안전 정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 “규제에서 자율로”… PM 업계, 도시 혁신의 파트너로
PM 업계는 이제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파트너’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 규제, 실질적 환경 기여, 사용자 중심의 문화 확산 등은 기존 규제 중심의 접근을 넘어서는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사)한국PM산업협회 박판열 상근부회장은 “PM이 도시에서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PM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 교통수단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