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도에도 에어컨 없이 공연하는 국립국악원, 시설 노후화 심각"

침수, 누수, 무대 설비 문제로 공연 취소 사례 다수, 25년부터 무대장치 사용중지
박정하 의원, "국정감사서 '국악진흥법 시행 이후 개선되지 않은 시설 문제' 언급"

조남준 기자 승인 2024.10.21 10:21 의견 0

[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국립국악원(이하 국악원)의 시설 노후화로 인해 공연자와 관람객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정하 국회의원(국민의힘, 원주갑)은 “30년 가까이 사용된 국악원의 주요 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공연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악진흥법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악원이 국악 진흥의 핵심 기관으로서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021년부터 관람객 수가 늘고 있는 만큼, 관객 안전 확보 차원에서도 시급한 조치가 요구된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개관한 국립국악원의 대표 공연장인 예악당은 지속적인 침수와 누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연이 취소된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2022년 폭우로 냉방 설비가 침수된 후 공연 14회가 취소된 바 있으며, 누수로 인해 현재도 주요 장비들이 비닐로 덮여 관리되고 있다.

특히 무대 설비 노후화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30년 동안 사용된 예악당의 주승강무대와 회전무대는 심한 진동과 소음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점검 결과, 안전을 위해 사용 중단이 권고되었다. 당장 내년부터는 해당 설비의 사용이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객석 안전 문제도 지적됐다. 박 의원은 "예악당 3층 객석(172석)은 가파르고 협소한 구조로 설계되어 관람객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현재 안전 문제로 인해 3층 객석 사용이 제한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박 의원은 국악원의 자체 냉방 설비가 없고 한예종에 약 30년전 설치된 냉방시설에 의존하고 있다며 폭염에도 불구하고 냉방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지난 8월 최고 기온 31도에도 공연장은 냉방이 원활하지 않아 관람객과 공연자 모두 큰 불편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국악진흥법이 시행된 만큼, 국악원의 시설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연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프레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