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칼럼]AI가 요구하는 에너지 혁명
김효선 박사 / 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프레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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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9 16:25 | 최종 수정 2024.01.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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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데일리] AI, AI, AI. 2024년을 움직일 글로벌 트렌드는 무엇일까? 뭐니뭐니해도 AI 만한 글로벌 트렌드는 없다. 다음으로는 기후, 정치, 플라스틱 등등.
즉 우리의 미래는 AI없이 생활이 곤란할 것이며, 온실가스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지 않으면 북극한파로 유난히 추웠던 우리의 겨울은 더욱 혹독할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당장 코앞에 닥친 문제가 아니면 외면하고 싶고, 좋은 것만 먼저 취하게 된다. 우리는 첨단기술에 쉽게 중독되지만 그 편이성에는 무임승차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정치’이다. 올해는 세계 76개국에서 선거를 치루는 ‘선거의 해’이다. 국내는 22대 국회의 리더쉽을 결정하는 총선이 있고, 미국에서는 47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있다. 이미 대만은 친미 총통을 선택했고 러시아도 대선이 3월로 다가왔으며 EU와 일본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거기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작년 UAE에 이어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젠에서 치르며 석유화학업종의 사활이 걸린 유엔 플라스틱협약은 협상초안이 부산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기후협약에 교토의정서가 있다면 플라스틱협약에는 부산의정서가 탄생할수도 있다.
유엔 플라스틱협약은 엑슨모빌처럼 에너지와 석유화학제품의 밸류체인을 수직계열로 무장한 메이져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러한 움직임은 작년 3월 유엔환경총회에서 유엔환경계획(UNEP)가 플라스틱오염을 생산-소비-폐기까지 전과정에 걸쳐 줄이자는 국제협약 제정을 주도하면서부터이다.
게다가 협상에 필요한 타임테이블 중 초안을 완료하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가 11월 부산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무가 무겁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즉 선거결과에 따라 NET-ZERO 또는 CARBON-ZERO의 정책궤도는 물론 플라스틱협약에 대한 정부의 스탠스 또한 유동적일 수 있다. NET-ZERO건 CARBON-ZERO건간에 기후변화를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방식이 달라지고 허용하는 기술이 달라지고 지원하는 정책이 달라지고 돈의 흐름이 바뀌고 보조금의 수혜자가 달라진다. 뒤로 갈수록 점점 이해관계가 뚜렷해지고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특히 CCUS와 플라스틱관련 처리기술은 정책궤도에 따라 시장진입 여부가 결정되므로 기술 간 경쟁 또한 불가피해진다. 즉 2024년은 어느 해보다도 갈등의 해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글로벌 트렌드는 AI이다. AI 관련주는 이미 나스닥에서 훨훨 날고 있다. 그렇다면 에너지관련주는 어떻게 하고 있나? 이스라엘-하마스 관계만 쳐다보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속이 탄다. 이럴 때 전문가가 필요하다.
작년말에 워런버펫이 유가하락속에 쉐브론과 옥시덴탈 페트롤륨의 주식비중을 늘리는 것을 보고 빈정대는 목소리가 있었다. 시대흐름을 못읽는 거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었다. 과연 워런버펫의 투자는 실패한 것인가?
AI의 에너지사용량에 대한 탄소배출량을 계산한 탄소발자국은 비트코인과 맞먹는다. 현재 IT업종의 탄소배출량은 글로벌 총배출량의 2%에 해당한다. 2030년에는 총전력량의 3.5%를 흡수할 전망이다. 일례로 챗GPT 프로세서로 알려진 GPT-3을 트레이닝하는 과정에 소비되는 전력은 1,287메가와트로 이는 미국지역의 121개 가구가 1년 내내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하여 AI 리더 샘 알트먼은 다보스포럼에서 AI의 미래는 에너지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다시 여기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넷제로인지 아니면 카본제로인지. 에너지를 사용하되 탄소만 제로면 되는지, 아니면 연소과정에서부터 에너지전환을 필요로하는지.
워런버펫은 죽지 않았다. 에너지는 죄가 없다.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존재해야 한다. 기술에 의존하면 할수록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올라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또다른 방식의 공급망 불안을 겪고 있다.
이거 하나는 분명한 것 같다. 2024년은 에너지의 경제적가치와 안보적가치를 저울질하는 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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