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신고자와 피해자에 국한됐던 보호 범위를 조사 과정에 참여한 근로자 전반으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는 9일 김위상 의원이 대표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접수했다. 이번 개정안은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진술자·목격자·참고인 등 조사에 참여한 근로자 역시 불리한 처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적 보호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근로자와 피해근로자에 대해 해고, 전보, 징계 등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사 현장에서는 신고자나 피해자 외에도 다양한 근로자가 조사에 참여하게 되며, 이들 역시 조사 협조 자체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이나 조직적 배제를 우려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우려는 조사 참여를 꺼리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사실 규명과 제도 운영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목격자나 참고인이 인사 불이익을 우려해 진술을 회피하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호 대상을 ‘신고자 및 피해근로자’에서 ‘조사 과정에 참여한 근로자’로 확대하도록 했다.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명시함으로써, 근로자가 보다 안심하고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조사 참여 근로자에 대한 보호 범위를 분명히 해 조사 과정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이라는 제도의 본래 목적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가 미확정된 상태로, 향후 위원회 심사와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본회의 논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비용추계요구서도 함께 제출돼, 제도 확대에 따른 행정·재정적 영향에 대한 검토도 병행될 전망이다.

노동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과정에서 침묵을 강요받던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일부 기업 측에서는 조사 참여자 보호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에 대한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장 내 괴롭힘을 둘러싼 법·제도가 ‘신고 이후’에만 머물지 않고 ‘조사 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