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택배노동자 고(故) 오승용 씨가 쿠팡 새벽배송 업무 중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난 10일 오전, 유족과 택배노동자들이 다시 국회 소통관에 섰다. 이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는 머리를 숙이면서도 노동자가 숨진 사건에는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었다며 쿠팡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인의 배우자는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쿠팡은 그를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대했다”며 “이런 침묵은 명백한 책임 회피이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쿠팡의 정식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김광석 위원장도 “사람이 죽었는데도 이렇게 철저하게 침묵하는 기업이 과연 대한민국의 ‘혁신 기업’이라 불릴 자격이 있느냐”며 쿠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김범석 쿠팡 의장은 70%가 넘는 의결권을 가진 실질적 총수임에도 미국 국적을 이유로 단 한 번도 국회에 출석해 책임을 진 적이 없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반복되는 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대해 국회 청문회에서 직접 책임을 묻고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혜경 의원은 쿠팡의 구조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해 “기후노동위, 국토위, 정무위 등 관련 상임위원회의 연속 청문회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정치권과 기업 간 유착을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취하는 카르텔을 드러내고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과 노동계는 올해만 쿠팡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의 책임 회피가 반복되는 한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