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지트로닉스 강찬호 대표

[프레스데일리 김익수 기자] “전기는 흐르지만, 에너지는 설계되어야 합니다.”

전력변환 플랫폼 전문기업 ㈜이지트로닉스를 창업한 강찬호 대표는 기술 철학을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단순히 전기를 바꾸는 기능을 넘어, 에너지 흐름 전반을 제어하고 설계하는 기술을 통해 그는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력변환 분야의 강소기업으로서 이지트로닉스는 2025 국제 전기차 엑스포에서 ‘IEVE Innovation Award 기술혁신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수상 배경에는 OBC(On-Board Charger), DCDC, 인버터, V2L 기능을 하나의 아키텍처로 통합한 독창적인 ‘4-in-1 전력변환 플랫폼’이 있었다.

“각 기능을 하나의 하드웨어에 통합한 구조는 단순한 기술 융합이 아닙니다. 고전력 환경에서의 전력 간섭, 열 집중, 제어 복잡도를 해결하며 효율성과 실용성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4-in-1 전력변환 플랫폼’

실제로 해당 기술은 공간 절감, 배선 최소화, 열관리 통합을 통해 전체 시스템 효율을 96% 이상 끌어올렸고, 무게와 비용을 30% 이상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인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강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대기업 중심의 보수적인 산업 구조 속에서 작지만 민첩한 기술 중심 조직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 머물지 않고 중국, 북미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왔고, “기술은 사람에서 비롯된다”는 신념 아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구축했다.

전력변환 기술의 적용 범위는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 농기계, 선박, UAM, 재생에너지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부품업체가 아닙니다. 에너지 흐름을 설계하는 기술 플랫폼 기업입니다.”

이러한 기술 경쟁력은 내부 R&D 구조에서도 비롯된다. 이지트로닉스는 PCB설계, 소프트웨어, 기구 설계 등 기능별 세분화된 팀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가운데, 기술의 공통 플랫폼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 프로젝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작동하는 기술이 아니라, 실제 쓰일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는 것이 이 회사의 개발 철학이다.

이번 기술혁신상 수상은 이지트로닉스에게 또 다른 도약의 계기가 되고 있다. 차세대 DCDC 컨버터, 급속충전기, 디스펜서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북미·유럽·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 강 대표는 “10년 후 이지트로닉스는 단순한 전장 부품업체가 아닌, 에너지 흐름을 설계하는 글로벌 전력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ESG와 탄소중립 분야에서도 이지트로닉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효율적인 전력 설계를 통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자원 절감을 통한 실질적인 환경 기여를 지향하고 있다. “ESG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입니다. 우리가 설계하는 기술은 곧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토대입니다.”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 참가를 통해 그는 글로벌 산업계와의 기술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소개를 넘어, 함께 에너지 플랫폼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동반자를 찾는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이지트로닉스의 비전은 단순한 기술기업을 넘어선다. 에너지 흐름을 제어하고 설계하는 기업, 통합과 최적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플랫폼 기업. 이지트로닉스는 지금, 그 미래를 한 걸음씩 현실로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