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북한 위협을 명분으로 한 비상계엄 시도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건이었다. 이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그 힘으로 평화의 수레바퀴를 다시 돌려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평화와 민주주의의 상호 보완적 가치를 강조하며 남북 간 대화 재개와 9·19 군사합의 복원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기념사에서 “판문점 선언 당시 여당 원내대표로 현장에 있었는데, 그날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뛴다”며 “냉전의 상징이던 판문점이 평화체제 구축을 약속한 무대가 되었고,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주도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더 큰 미래를 꿈꾸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판문점 선언은 저절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베를린 연설, 한미·한중·한러 정상회담, 한미 연합훈련 유예 등 평화를 위한 능동적인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되었고, 지금이야말로 다시 그러한 주도적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최근 드러난 ‘12.3 비상계엄 문건’과 관련해, “북한 위협을 비상계엄 명분으로 내세우고 남북 충돌을 유도해 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던 정황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었다”며, “이제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그 힘으로 평화의 수레바퀴를 다시 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남북 간 긴장을 높이고 있는 확성기 방송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남북은 단절한 채 살 수 없다”며 “우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대화 재개를 통해 9·19 군사합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우발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을 차단하고,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 의장은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10.4·4.27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 역대 남북합의들을 언급하며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적대적 국가 관계’ 선언과 남북연결시설 파괴 등을 언급하며, “남북은 민족적으로,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단절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때로는 얼굴을 붉히더라도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걱정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 오늘 이 자리가 평화를 향한 담대한 상상력을 복원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국회도 평화와 공동번영의 시대로 나아갈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을 비롯해 박능후 포럼 사의재 상임대표,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함께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