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바라카 원전 성공을 기반으로 원자력 협력의 범위를 미래형 에너지와 제3국 공동진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UAE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핵심축 중 하나인 원자력 분야 협력이 더욱 확대·심화될 전망이다.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은 지난 22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6차 한-UAE 원자력 협력 고위급 협의회’에 참석해, UAE 측 수석대표인 수하일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과 함께 포스트 바라카 시대를 준비하는 양국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협의회에는 한국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관련 기관과, UAE의 에너지·인프라부,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연방원자력규제청(FANR) 등 총 40여 명이 참석했다.
양국은 제3국 원전 공동진출, 원자력 과학기술 공동연구, 미래형 규제 환경 대응 등 다각적인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계기로 협력의 질적 도약을 꾀하며 ‘포스트 바라카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강인선 차관은 개회사에서 “바라카 4호기까지 상업운영에 들어간 것은 양국 원전 협력의 중대한 성과”라며, “이번 협의회가 포스트 바라카 시대 양국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알 마즈루이 장관 역시 “UAE가 이룩한 원자력 에너지 성과는 한국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인공지능(AI) 활용, 청정에너지 전환, 미래 원자로 기술 R&D 분야에서 양국이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자고 제안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원전 건설 및 해외 진출 ▲원자력 R&D ▲안전규제 및 핵안보 등 3개 실무그룹의 활동 결과와 신규 과제가 공유됐다.
실무그룹 1(해외 원전사업)은 올해 초 출범한 ‘APR Owners Group(한국형 원전 노형 협의체)’의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중장기 핵연료 공급망, 정비 사업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한전과 ENEC 간 정례협의를 통해 제3국 공동개발 후보국 검토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실무그룹 2(R&D)는 현재 진행 중인 3개 공동 연구과제를 평가하고, 기후변화 대응 및 교육 프로그램 관련 2개 신규 과제도 추가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걸프만 해수온 상승이 바라카 원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안전한 원전 운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무그룹 3(안전규제 및 핵안보)는 AI 활용, 기후변화 등 새로운 규제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보 교류를 확대하고, 양국 간 규제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번 협의회 합의사항의 충실한 이행과 지속 점검을 약속했으며, 차기 협의회는 2026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강인선 차관과 알 마즈루이 장관은 별도 양자 면담을 통해 원자력뿐 아니라 원유 공동 비축, 수소, 태양광 등 미래 에너지 분야까지 양국 간 협력을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UAE는 2024년 기준 한국의 제3위 원유 공급국으로, 양국은 전통 에너지 협력에서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