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김익수 기자] 유럽연합(EU)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만연한 오염 물질 중 하나인 미세 플라스틱을 2030년까지 30% 감축을 목표로 획기적인 규제에 나선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EU는 플라스틱 원료인 ‘펠릿’ 유출을 줄이기 위한 새 규정에 잠정 합의하며, 공급망 전반에 걸친 엄격한 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는 EU 차원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펠릿 손실을 직접 규제하는 시도다.

이 작은 입자들은 해양, 토양을 오염시키고 먹이 사슬에 침투해 인간 건강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보호는 물론, 산업계의 지속 가능성과도 직결된 문제다.

제시카 로스월 EU 환경, 물 회복력 및 순환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는 더 깨끗하고 건강한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전환점”이라며 “생태계와 이에 의존하는 산업 모두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거나 제조 원료인 펠릿이 운송·가공 중 유출되며 생기는 초미세 입자다. 바다, 강, 토양뿐 아니라 식수, 해산물, 심지어 인체 혈액에서도 발견된다.

이로 인한 생태계 교란은 물론, 인체에 장기적으로 호르몬 교란이나 면역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연에서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EU는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펠릿 손실’을 막기 위해, 공급망 전반에서 유출 방지 조치를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마련했다. 해당 조치는 2030년까지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30% 감축한다는 EU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새 규정에 따르면, 플라스틱 펠릿을 다루는 기업은 누출되지 않는 포장, 유출 방지 트레이, 산업용 진공 청소기 등 유출 방지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최대 74%의 펠릿 손실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최근 스페인 북서부와 북해에서 발생한 펠릿 유출 사고 등 심각한 해양 생태계 피해를 촉발한 사건들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EU는 생물다양성 보호와 함께, 플라스틱 오염에 특히 취약한 농업, 어업, 관광업 등 산업을 보호한다는 복안이다.

EU는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 방식을 채택했다. 연간 1,500톤 이상의 펠릿을 취급하는 기업은 제3자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중소기업에는 자체 신고 기준이 적용된다. 소규모 사업자에는 추가 지원도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펠릿 손실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환경 영향 평가와 지속 가능한 경영 개선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유럽 의회와 이사회의 공식 채택이다. 규정이 공식 저널에 게재되면, 20일 후부터 EU 전역에 효력이 발생한다.

EU는 이번 조치로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맞선 세계적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속 가능한 산업과 책임 있는 규제의 모범 사례를 전 세계에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