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국민의힘이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시도를 추진했으나 당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김문수 후보가 다시 공식 후보 자격을 회복했으며, 후보 교체를 주도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안건에 대해 전당원투표를 실시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투표 직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찬성보다 반대가 더 많아 후보 재선출이 부결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문수 후보는 다시 대통령 후보 자격을 회복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대위와 선관위를 통해 김 후보의 자격을 일시 박탈하고 후보 교체 절차에 돌입했으나, 전당원투표 부결로 관련 결정이 모두 무효화됐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투표 결과 직후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당원의 뜻을 따르려 한 충정이었지만 동의를 얻지 못했다.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후보직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던 한덕수 전 총리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승복의 뜻을 밝혔다. 그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김문수 후보는 “사필귀정”이라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곧바로 선대위를 출범시켜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 경쟁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한덕수 후보님도 끝까지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3시,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긴급 후보 등록 절차를 통해 한덕수 후보 1인을 접수한 뒤 전당원투표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후보 교체를 둘러싼 절차적 논란과 당내 갈등은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를 불러왔으며, 결국 교체안 부결로 마무리됐다.

김 후보가 선출된 지난 3일 이후 당 지도부와 김 후보 측은 후보 단일화 방식과 시기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9일 밤 양측 대리인 간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당은 하루 만에 비대위-선관위-전당원투표라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결국 당원의 선택은 김문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