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한종갑 기자] 아동과 청소년 100여 명이 국회를 찾았다. 어른들 중심의 국회에서 스스로 ‘당사자’임을 선언하며 아동·청소년기본소득 도입을 요구한 것이다. 공개서한 낭독, 영상 인터뷰, 퍼포먼스가 이어진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기본소득이 권리이며 삶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지난 22일(토)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2025 아동·청소년기본소득 국회투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동·청소년, 양육자, 교육자 등 100여 명이 모여 아동·청소년기본소득 필요성을 직접 이야기하며 정책 도입을 촉구했다.
이번 국회투어는 11월 셋째 주 ‘아동권리주간’을 맞아 마련된 공론장으로, 국회에서 아동·청소년이 직접 발언하고 참여하는 드문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행사에서는 대안학교 학생들의 상호 인터뷰 영상, 가정 밖 청소년의 대통령 공개서한 낭독, 아동권리 활동 사례 발표 등이 이어졌다.
한 가정 밖 청소년은 “패딩 한 벌을 사는 것도, 고장 난 휴대전화를 고치는 것도 큰 부담”이라며 “기본소득이 있다면 자격증 준비도 하고 원하는 일을 시작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청소년은 “성인이 돼 돈을 번다고 곧바로 올바르게 소비하는 게 아니다”라며 “어릴 때부터 기본소득을 받고 경제를 익히는 것이 오히려 좋은 훈련이 된다”고 말해 큰 공감을 얻었다.
용혜인 의원은 “국회 잔디마당을 유아차로 채우는 것이 꿈이었는데, 오늘 이렇게 많은 아동·청소년이 국회를 채워 감격스럽다”며 “아동·청소년기본소득은 아이들의 권리이자 저출생 시대의 핵심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아이들의 성장을 책임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가 청소년들도 “그동안 아동과 청소년은 정책에서 늘 뒤로 밀려났다”며 “이번 기본소득 논의는 오랜만에 진정으로 아동·청소년을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행사는 △오픈스테이지 발표 및 토크콘서트 △국회 본청 앞 퍼포먼스 △국회 스탬프 투어로 이어졌으며,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대안교육연대, 세이브더칠드런, 한국아동권리학회 등 아동·청소년 단체들이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이번 국회투어를 계기로 아동·청소년기본소득 논의가 보다 본격적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