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한종갑 기자] 국회미래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가상융합 산업정책 개선방안: AI 전환과 가치이동을 중심으로'에서, 가상융합 산업이 거품 논란과 AI 전환이라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하며 정책 재설계를 통한 산업 혁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융합 시장은 2024년 1,097억 달러에서 2030년 약 9,861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꺾이고 국내 VR·AR 산업 매출과 수출이 크게 감소하는 등 거품론도 확산 중이다. 실제로 서울시 ‘메타버스 서울’과 강원도 ‘버추얼 강원’ 등 주요 공공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서비스 종료를 맞은 점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가상융합 산업의 근본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자연어 프롬프트로 가상 환경을 즉시 구현하는 기술과 AI 에이전트 간 자율적 상호작용이 활성화되며, 엔비디아 ‘라떼 3D’, 구글 딥마인드 ‘지니’, 알테라 ‘프로젝트 시드’ 등 혁신 사례가 등장했다.
가치 이동도 두드러진다. B2C 분야에서는 글로벌 플랫폼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가 폭발적 성장과 수익을 기록하는 반면, 국내 플랫폼들은 축소 또는 종료 중이다. B2B 영역에서는 구글 웨이모가 가상융합 공간에서 수십억 마일 가상주행 실험을 진행하는 등 가상융합이 기계학습 및 훈련의 핵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폭스콘의 가상공장 시뮬레이션 사례도 소개됐다.
보고서는 가상융합 산업정책의 혁신을 위해 ▲AI 융합 기반 정책 패러다임 전환, ▲가치 이동 반영한 B2B 중심 정책 재설계, ▲AI 융합 특수목적형 플랫폼 구축 및 정책 거버넌스 재편을 제안했다. 특히, 로봇 밀도 1위인 한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가상융합 활용을 강조했다.
이승환 연구위원은 “가상융합 세계는 아바타 놀이터에서 기계 학습 공간으로 진화 중”이라며 “거품과 AI 전환이라는 이중 도전 속에서 정책 재설계를 통해 혁신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