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김규훈 기자] 제21대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이명박(MB)·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공개 행보에 나서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을 찾은 자리에서 "정직하게 나라 살림을 할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박 전 대통령은 부산 범어사를 방문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청계천 준공 20주년을 맞아 서울 청계광장을 방문해 “지금은 나라가 어려운 때”라며 “정직하게 나라 살림을 잘할 지도자가 나와 국민들이 어려움을 단합해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가 안정돼야 경제도 살고, 특히 경제가 어려워지면 소상공인들이 가장 힘들다”며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의 차이를 감안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시대에 서민과 노동자,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정직한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특정 후보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김문수 후보를 염두에 둔 메시지로 읽혔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과거 김 후보와의 협력 관계를 언급하며 “경기지사 시절 정부 정책에 맞춰 KTX, 전자단지 조성 등에 열심히 임했다”고 평가했다.
청계천 행사에는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과거 MB정부 핵심 인사들도 동행했으며,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김문수 후보와 만나 조언을 건넨 바 있다. 이날 행보 역시 김 후보에 대한 측면 지원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부산 범어사를 방문해 정오 주지 스님과 비공개 차담회를 가졌다. 직접적인 정치 발언은 삼갔지만, “이심전심으로 통한다”는 표현과 함께 지지자들과의 만남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문수 대통령” 등의 연호가 터져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범어사 방문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부산에 이어 울산과 진주도 방문할 예정으로, 김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대통령의 동시 행보는 이번 대선을 보수 결집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국민의힘의 전략적 메시지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