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전당원 투표로 후보 자격을 되찾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의 선거전 중심에 다시 섰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계파 갈등 격화 속에서 김 후보가 당내 통합형 리더십을 발휘하며 선거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승리했지만 고립된 후보’의 역설
김문수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 저지를 통해 당원들의 선택을 다시 한 번 확인받았다. 그러나 이는 비윤·중도 계파가 아닌, 친윤 주류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한 셈이기도 해, 당내 역학구도에서 김 후보의 정치적 고립감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킨다.
특히 경선에서 맞붙었던 인사들과 그 지지 세력들이 여전히 냉랭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선대위 구성을 통한 '원팀' 전략이 좌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선대위 인선, 첫 시험대는 ‘포용’의 진정성
김 후보는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념 대결보다 국민 통합의 대선을 만들겠다”며 통합형 선대위를 예고했다. 하지만 실제 인선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한덕수·신원식 계열 인사들이 얼마나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비대위 구성 및 교체안 추진에 관여했던 권성동 원내대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 등 친윤 핵심 인사들과의 거리 조절도 복잡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메시지 전략, ‘강경 보수 vs 실용 중도’ 노선 조정 필요
김 후보는 보수 정체성 강화에 강한 신념을 보여왔지만, 당심과 일반 유권자 사이의 온도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 및 2030 표심을 고려할 때, 기존의 강경 메시지에서 정책 중심, 민생형 메시지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김 후보가 강단 있는 이미지를 가졌지만, 통합형 이미지나 유연한 정책 조율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그 이미지 전환이 성공하지 못하면 당내 반발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심과의 거리두기’는 리스크인가 자산인가
김문수 후보는 후보 교체 시도가 ‘윤심’에 기초했다는 해석 속에서 그것을 막아낸 인물로 부각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윤 대통령과의 미묘한 거리두기를 상징하게 되며, 향후 선거 국면에서 ‘윤심 없는 후보’라는 프레임이 작동할 여지도 있다.
반면, 이는 당심과 당원 민주주의의 승리를 상징하며, 대통령실의 직접 개입 없는 자율적 선거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김문수 중심의 선대위는 이제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시험받게 된다. 과거 발언과 노선을 넘어 당을 아우를 수 있는 정무적 조율력,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메시지, 그리고 신뢰 기반의 선대위 인선이 핵심이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연장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정치 체질을 바꾸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김문수 체제는 그 출발선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