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가 진행 중인 6월 3일 오후, 투표율 지형이 뚜렷한 지역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에서는 지난 20대 대선보다 투표율이 상승한 반면,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TK)과 울산은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민심 이반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심리가 호남에서 진보 진영의 결집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보수 지지층은 경선 잡음과 정국 판세에 대한 실망감 속에 투표장으로의 발길이 뜸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남의 투표율은 80.7%로 2022년 제20대 대선 대비 1.7%포인트(P) 상승,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광주(80.1%)와 전북(79%)도 각각 1.4%P, 0.9%P 올랐다. 특히 전남은 지난달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도 56.5%로 전국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고, 전북(53%)과 광주(52.1%)도 각각 2·3위를 차지하며 일찍부터 표심을 드러냈다.

반면 TK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뚜렷하게 낮아졌다. 경북은 73.4%로 20대 대선보다 2.1%P 하락했고, 대구는 73.3%로 1.9%P 줄었다. 울산 역시 73.8%로 0.8%P 떨어졌다. 이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의 내홍과 윤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충격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대선이 시작부터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기울었다는 인식이 있었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보수층의 표심이 김문수·이준석 후보로도 가지 못하고 흩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막판 변수 없이 보수 지지층의 사기가 꺾인 상황”이라며 “2007년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 당시 민주당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에서는 이재명·김문수 두 유력 후보가 모두 경기지사 출신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지역은 73.9%로 1%P 상승했고,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역시 72.3%로 1.3%P 올랐다.

이외에도 오후 5시 기준 지역별 투표율은 ▲서울 74.1%(변동 없음) ▲부산 71.9%(+0.6%P) ▲대전 73.3%(+0.1%P) ▲세종 77.6%(+0.4%P) ▲강원 73.4%(+0.7%P) ▲충북 71.9%(+0.5%P) ▲충남 70.8%(변동 없음) ▲제주 70.1%(+0.6%P)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전국 기준으로 이날 오후 5시 현재 투표율은 73.9%로, 같은 시간 기준 제20대 대선보다 0.3%P 높았다. 이는 사전투표와 재외·선상·거소투표가 포함된 수치다. 본투표는 이날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되며, 대통령 궐위에 따른 조기 선거인 만큼 20대 대선보다 투표 시간이 2시간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