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정부가 약 1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기획재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은 15일 이를 “찔끔 추경”이라고 규정하며 대규모 증액과 2차 추경 편성 논의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국회와 언론 의견을 반영했다면서도 고작 2조 원만 증액해 총 12조 원 규모로 발표한 것은 실망스럽다”며 “이는 필수 추경이라기보다는 경기 대응의 실효성을 상실한 찔끔 추경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당초 10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준비했으나, 국회 및 사회 각계의 요청을 반영해 약 12조 원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35조 원 추경안의 3분의 1 수준이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적절하다고 언급한 15~20조 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 의원은 “경기침체 극복과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추경안 증액을 적극 추진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2차 추경 편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열린 기획재정위 긴급 현안질의에서도 추경 조기 편성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내수 부진과 고용 위축이 심각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병행한 확장적 재정 정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현재 국내 경제지표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넉 달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으며,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2013년 3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p 낮춘 0.7%로 조정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발표한 학술 논문에서 “정부 지출 1원이 GDP를 1.45원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가 단기적으로 경기 대응에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이를 인용하며 “한국은행조차 정부 지출의 효율성을 인정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러한 분석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최 부총리는 국회 제1당뿐 아니라 한국은행, 국내외 경제기관의 의견을 모두 외면한 채 찔끔 추경을 고수했다”며 “국회 기획재정위원이자 예결위원으로서 추경 심사 과정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