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칼럼] 22대 국회에 거는 기대

김효선 박사/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프레스데일리 승인 2024.04.20 12:17 의견 0

[프레스데일리]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이란-이스라엘 중동사태는 과거에도 있었고 2024년에도 어김없이 에너지시장은 물론 금융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시장은 에너지위기가 금융위기까지 위협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21대 국회가 22대 국회로 많은 숙제를 넘기고 있다. 22대 국회가 범야권진영이 189석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범야권진영의 색깔이 두드러질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하지만 현정부의 임기가 3년 남아있다. 현정부로서는 국정철학을 펼칠 남은 3년이 가시밭길인 것 또한 자명하다.

총선 후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기업들로부터 많은 질의가 쏟아졌다. 대동소의한 질문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정책불확실성에 대한 피곤이 누적되어 한국시장에 대한 불신이 폭발하기 직전이다. 안타깝다.

벌써 대형로펌에서 22대 국회에 대한 전망을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정책불확실성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되는 일도 있겠지만 안되는 일도 허다할 것이다.

22대 국회에 에너지 전문가가 많이 입성했느냐를 보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색깔만 녹색이거나 RE100을 책으로만 공부한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더더욱 전문가들은 22대 국회의 과제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 주면 좋을 것 같다.

2024년은 미국 대선이 남아있다. 이미 트럼프가 당선할 경우의 시나리오를 사회적 비용으로 계산한 찌라시가 돌고 있다. 여기에는 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비용만 오로시 담겨있다. 여기에는 왜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배경이 충분히 담겨있지 않다. 트럼프가 당선될 확률은 얼마나 유색인종 유권자들이 경제안보를 갈망하는지에 달려있다. 그만큼 바이든의 실책이 IRA에서 촉발된 공급비용 증가가 경제안보를 훼손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실책은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IRA지만 운용하는 자의 능력에 따라 퇴색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BP는 2023년 에너지전망을 내놓으면서 왜 2022년 버전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두 가지가 배경으로 IRA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다. 즉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리 오래갈 줄 몰랐다는 것과 IRA가 오히려 지역별 에너지 공급망 위기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바이든이 내세운 자국보호주의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을 보호하겠다는 거나 자원을 보호하겠다는 거나 둘다 자국이기주의패턴을 벗어나지 못한다. 둘다 글로벌화로 누렸던 비용절감의 기회를 상실시켜 경제안보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최소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의 실책은 이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여기서 처칠의 특단을 상기시켜보자. 처칠과 엘리자베스 여왕을 그린 영화 “더 크라운”에서 처칠은 정치말기에 많은 위기에 봉착한다. 당시 영국에서는 스모그로 인하여 건강문제로 출퇴근을 못하는 사람이 느는 것은 물론 심지어 가시거리 확보가 안되 교통혼잡과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처칠은 국내 사회적 문제보다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총력을 다한다. 결국 가까이 있던 스텝이 스모그로 교통사고를 당하자 국내 문제에 눈을 돌리게 된다.

사람의 목숨만큼 귀한 것은 없다. 그리고 생계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현재의 상황이 그렇다. 여기에 기후위기까지 더해져 농가의 피해는 우리의 먹거리까지 위협한다. 결국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경제위기에 봉착한 지금 22대 국회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

부디 식량 따로, 에너지 따로, 경제 따로 보지않길 바란다. 과거 기후변화협약을 기후 따로 변화 따로 협약 따로 보던 시절이 있었다. 변화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다. 22대 국회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따로 국밥처럼 해석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의 짧은 경제성장의 역사를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에 대한 답이 보인다.

우리의 경제성장은 “효율성”이 초석이 되었다. 우리의 미래는 “다양성”이 주는 혜택을 누려야 한다. 얼마나 상반된 가치인가? 효율성을 버리고 다양성만 추구할 것인지, 효율성을 안고 다양성이 주는 과실을 공유할 것인지 답은 너무나 분명하다.

즉 계통불안을 효율성 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 그리고 에너지위기는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장점을 살려야 해결된다. 자국이기주의는 바이든이 되던 트럼프가 되던 우리경제를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국면을 22대 국회는 거국적인 차원에서 효율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잘 살리기 바란다.

에너지안보, 기후안보, 그리고 경제안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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