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6·3 대통령선거를 이틀 앞두고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며 중도층 표심 다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헌정질서를 파괴했다는 비판을 받은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1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지난해 당이 채택했던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은 무효화돼야 한다”며 “이 당론을 공식적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당의 공식 입장을 수정하겠다는 뜻으로, 조만간 의원총회를 거쳐 비대위에서 입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의 당론은 헌법정신에 부합해야 하며, 보편타당한 가치에 근거해 수립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중단 없는 개혁과 보편적 가치 존중의 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기조는 윤 전 대통령이 전날 광화문 집회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를 호소한 데 대한 당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전광훈 목사 주최의 집회를 통해 “6월 3일 반드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오히려 국민의힘 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김용태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자진 탈당했지만 사실상 출당된 인물”이라며 “당초 당헌을 개정해서라도 출당시키려 했던 만큼, 국민의힘 근처에도 얼씬도 하지 말라”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이날 경기 수원 유세에서 “계엄은 국가에 큰 어려움을 끼쳤고, 탄핵을 둘러싼 갈등도 깊이 반성한다”며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나아가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다시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했지만, 사실상 거리두기를 재확인한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장동혁 상황실장도 “윤 전 대통령은 이미 자연인”이라며 “김 후보는 과거와의 절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윤 전 대통령의 김문수 지지 발언에 대해 “사실 우리를 도와주는 셈”이라며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등장이 중도 및 중도보수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대선 막판까지 ‘윤석열과의 절연’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