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데일리 조남준 기자] 한일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학계와 국회가 기존의 1965년 체제를 넘어선 ‘포스트 1965년 체제’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한일관계 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역사 문제를 넘어, 경제·안보·청년 교류 등 다층적 협력을 통해 장기적 관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기식)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4회 국회외교안보포럼'을 개최하고, “새 정부와 한일관계: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학계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김기식 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고, 일본은 이시바 내각의 개편이 예상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초당적 합의 기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기정 서울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1965년 국교 정상화 체제의 한계를 넘는 ‘포스트 1965년 체제’ 구축을 제안하며, ▲과거사 공동인식 형성, ▲민간 주도의 자발적 배상 방안(‘니시마쓰건설 방식’), ▲한일 외교적 사죄를 포함한 문희상 법안 보완안(‘문희상 플러스안’)을 제시했다.
또한 그는 남북일 협력 구도를 통해 동북아 평화정착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북일관계를 열어야 남북관계도 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새 정부는 돌발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한일관계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전략으로 ▲60주년 기념 한일 협력사업, ▲소통 채널 강화, ▲기술·에너지 협력, ▲민간 주도 경제공동체 형성 등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역내 다자외교에서 한일 협력이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이창민 한국외대 교수는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일 경제협력의 구조적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공급망 재편 협력, ▲첨단 제조업 협력, ▲탈탄소 인프라 구축, ▲청년 화이트칼라 노동시장 통합, ▲자본시장 통합 시나리오 등 5가지 새로운 협력 모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정학 리스크와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일 경제는 전략적 연대로 글로벌 거버넌스를 함께 재구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철 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이성권(국민의힘) 의원, 장세정(중앙일보), 길윤형(한겨레), 강철구(배재대) 교수 등이 참여해, 한일관계 60주년의 상징성과 미래 협력 과제를 놓고 열띤 논의가 오갔다.
이들은 “과거사 반복 구도를 넘는 새로운 협력 프레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포럼에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김석기 외통위원장, 민홍철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등 여야 인사들과 함께 진선미, 최형두, 고동진, 홍기원, 김건, 김준형 의원, 유용원 국방전문기자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오는 8월 27일 ‘한중관계’를 주제로 후속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